스완-에세이(소근소근)

episode 3. < 샤샤. 너란녀석>

골디오션스토리 2018. 8. 23.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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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3. < 샤샤. 너란녀석>

 

 

 

 

 바다가 보이는 집까지 걷는 내내 코끝에 걸린 비릿한 바다냄새가 좋다.  창문을 열면  눈 앞에 온통 금빛으로

일렁이고, 때로는  곧 덮칠듯이  달려오는 파도를 매일아침 맞이 하면서 그기운을 받으며 산다는건

 내가 상상하는 공간속에 여주인공이 되는거 같아서 행복하다.

 

난 오늘도 콧노래를 흥얼 거리며 새로운 천사를 만나러 간다.

 

아기천사가 있는 집들은 에너지가 넘친다.  집안의 분위기가 온통 아기에게 집중되기때문이다.
현관문에 붙여진  노크부탁의 스티커부터가 드나드는사람을 긴장하게 만드는  에너지.....

 

응?...거실로 들어서자  나를 맞은건 아기 침대와 모빌이 아닌 '캣타워' ..였다.

거기부터 또다른 방까지  둥근 관이 연결되어 있었는데 마치 놀이방을 연상케 했다. 중앙에는  청정기센서가

 청정 이상무를 알려주듯 파란색으로 켜져있었고, 정리가 잘되어 있는 거실과 주방의 분위기는 안주인의 성격을 짐작하게 만들었다.

아기의 살림살이는 안방에 모두 갖춰져 있었다. 이제 막 출산한 산모같지 않게 움직임도 가벼웠고 붓기하나없는 말간얼굴로 대해주는 그녀는 의젓했다.

 

" 안녕 하세요? 출산 축하 드립니다~"
" 감사 합니다.  저는 오지희 라고 해요. 오시느라 애 쓰셨어요..."
  참 상냥한 산모였다.

"보셔서 아시겠지만 ..저희 세식구외에 가족이 더 있어요.. 워낙 낯을 가리고 겁이 많아서 좀처럼 나와 다니지는

 않을 거예요. 괜찮으시죠? "

 "아...네....고양이?..." 캣타워를 가리키며 물었다.

"네...결혼하기 전부터 오빠가 키우던 아이예요...샤샤라고. "  아이라고 표현하는 그녀애게  샤샤는 첫째딸 같았다.

보통 새생명이 태어남으로써 반려동물은 서열에서 밀리면서 본능적으로 갓난아기에게 해코지를 하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어른들 성화에 다른집으로 맡겨지는 일이 대부분이었는데...
특이하게  이곳은 샤샤의 비중이 큰듯했다.

 

아기와 그녀가 안방을 . 아빠와샤샤가 거실과건너방에서 생활한다고 했다. 원래 샤샤의공간이 안방이었는데,

 출산후 조리원퇴원과 동시에 건너방으로 옮겨졌고. 샤샤의 입장에서는  마른하늘에 날벼락처럼 갑자기

바뀐 환경에 불안할지경일거라고 했다.

 

나역시 반려동물에 대한 지식이 없기에 티를 내진 않았지만  언제 어느때에 공격할수도 있지 않을까해서 

불안했다. 무슨일이 있어도 샤샤로부터 천사를 지키리라.. 괜스레 비장한 맘으로 다짐하며. 하루를 보냈다. 

 우려와 달리 그날 샤샤의 모습은 볼수 없었다.

 

사흘만에 샤샤는 조금씩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처음엔 페르시안종의 왕실 고양이 답게 우아한 걸음으로 

관을 통해서만 캣타워에 올라갔다 내려오더니 다음날엔 나에겐 눈길조차 안주며 거실을 가로질러 다니더니

 오늘은 내앞에 와서는 한참을 응시하다 돌아서며 일부러 슬쩍 치고간다.

 

 

 

 

 

 

 

이따금씩 굳게 닫힌 안방 문을 박박긁으며 울어대거나. 방문이 조금이라도 열리는틈이 보이면 쏜살같이 침대로

 튀어 오르곤 했는데 그러는 과정서 그녀등을 할퀴어 상처를 내고 말았다. 나로서는 기절할 노릇이었다.

 그러다  샤샤가  침대에서 꼼지락거리는 아기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됬다. 곧이서 샤샤가

아기를 향해 살금살금 다가가고 있었다.

 

 

 

 

 

아뿔사!
순식간에 일이었다.
샤샤는 앞발을 들어 아기 얼굴을 향해 발짓을 했고. 난  놀라서 소리를 지르며 달려갔다."쉭..!쉭!! 저리가!! "

아기는 놀랐는지 자지러지게 울어댔고,얼핏 봐도 한쪽볼이 빨개 보였다. 그녀 역시  놀라서
"샤샤가 그런거죠?  아~ 아기때문에 스트레스 너무 받았나 봐요. 어쩌죠?...."

" 지희씨.. 당분간 샤샤를 키워줄수 있는곳 없을까요?."

 

 

 

"...아뇨... 없어요.. "
"앞으로 제가 없을때 지희씨 혼자서 샤샤와 아기를 케어하기 무리인듯 싶은데요.."말하면서도조심스러웠다.
"오빠도 요즘 힘들어해요.샤샤가 밤새 울어서..잠을 못자니까 화내거든요.. 그래서 샤샤가 저한테 더 집착하는거

 같아요..자기방도뺏기고,여지껏 예뻐하다갑자기혼내구..소리지르니까...샤샤가 불쌍하긴 해도 어쩔방법이 없네요."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는지 아니면 토라졌는지 샤샤는 또다시 숨어 버렸다.

 

아기와 산모를 돌보는 기간에는 전날밤상태를 체크한다.
아기의 수면통이 있었는지.,변상태와 분유량은 정상적이었는지,...

산모의얼굴을 보면 밤새 상태를 대략 가늠하게 된다. 샤샤의 일도 맘에 걸려서 평소보다 일찍 서둘렀다.

 

 

뜻밖에도 거실소파에 그녀가 앉아있었고 아기는 요람에, 샤샤는 요람이 보이는 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 방법을 바꿔 보려구요.. 서로 격리시키면서 지내기 보다는 같이 어울리게 하면 어떨까 싶어서요..."
"그래요? ..."어쩐지 어제의 일때문 이었는지 선뜻 좋은 생각이라고 호응을 해주지 못했다.
마지막 미역국을 끓이기 위해 주방에서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제법 시간이 흘렀을까 . 

 저들쪽으로 시선을 두자니 소파에 앉아 있던 그녀가 보이질 않았고, 샤샤가 또다시 요람쪽을 향하고 있었다.

그러더니 어제 와 똑같이 앞발을 휘두르고 있는게 아닌가?

 

동시에 내몸을 날려 휘둘렀던 샤샤의 앞발을 잡아챘다.

헐~샤샤의 앞발에는 놀랍게도 줄무늬의 모기가 걸려 있었다.
그제서야 어제 빨갛던아기의 볼을 보니 긁힌게 아니라 물린 자국이었다. 
아~!  샤샤는 아기한테 모기가 오는것이 싫었던 모양이다. 모기를 잡으려던 거였다. 욕실에서 나온 그녀에게

 상황설명을 했다

"지희씨! 내가 샤샤한테 큰 잘못을 했네요..."
"네?...무슨 말씀이세요?"

"난 사실 샤샤가 사랑을 빼앗겨서 아기한테 해코지 하려고 기회만 노린다고 생각 했었거든요.  근데 샤샤는

 모기가 아기를 물까봐  잡으려던 거였어요. 오늘 샤샤가 그모기를 잡은거 같아요."

 

"어머나!그런거야? 샤샤~  아~ 고마워... 엄마가 더잘할께..앞으로도 아기 잘 부탁할께..." 그녀의말에 반응 하기라도 하듯 샤샤는 도도한 걸음으로 캣타워에 오르더니 다시금 아기에게 시선을 꽂았다.

샤샤는 그들에게 가족임을 알리고 싶었을까?

 

 

 

1인가구수 증가와더불어 반려동물과의 동거도  늘어난 요즘  결혼후에 아기가 태어남으로써 같이 지내는 경우도 많다. 더러는 동물의 털이 공기중에 흩날리고 아기호흡기로 흡입되는걸 우려하는 어른들은 질색을 하신다.

 혹은 영물이라 하여 갓난이와 지내는걸 극구 반대하시는 집도 있다.

 

 

 나는 어떤쪽이냐구?  각자의 집안 문화차이겠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나 마담스완은  신생아를 다루는데 있어서

 절대적인것은 감염예방 이다. 욕실과 씽크에는 항상 손 세정제 비치를해서 아기를 만지기 전에 항상 씻기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한다고 강조한다.

혹 용변 후에나,고무장갑사용후, 외출후 돌아와서 탈의하지않는경우. 사소한것들로부터 지켜지지않는 가족들을

 보게되는데.  이런경우가 훨씬 안좋은 상황이라 생각한다. 반려동물 가정에는 공기청정기를  거실과 방에

 설치하고. 그들의 위생관리 청경하게 해준다면 . 한가족의 구성원으로 충분히 그역할을 할수 있지 않을까 ?

 

당분간 샤샤는 아기를 위한 모기와의 전쟁이 계속 될것이다.
머지않아. 거실에서 아기와 샤샤가 숨박꼭질을 하며 뒹굴기도 하고 나란히 낮잠을 자기도 하겠지?....

"샤샤! 잘 지내렴..."

 

 

 


해질녁  색종이로 접은듯한 알록달록 서핑보드가 유유히 떠다니고. 모래를 서로 털어주는 커플은 마냥 좋다. 

 이런 모습을 보며 집으로 돌아가는 내 발걸음이 여유있어서 행복하다.

그 여유를 끄집어 내듯 업무폰이 요란스레 울린다...   이시간에...?  또 어떤천사를 만나게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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