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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완-에세이(소근소근)

바다를 가로지를 때 보인는 것: 도전이 성공하면 이유를 만들어 붙이다

by 골디오션스토리 2021. 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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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pexels>

 

아무도 가본 적이 없는 미지의 바다를 항해한다고 상상해보자, 앞에서 보나, 뒤에서 보나, 어느 바람을 타고 나아가야 할지 알 수가 없다. 수평선 넘어의 모습은 대부분이 동일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바다를 항해하려면 수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이쪽 루트를 시도했다가 포기하고 또 저쪽 루트를 시도했다가 포기한다. 수없이 되돌아오고 가로질러야 한다. 어쩌면 당신이 내린 의사결정의 다수는 지도나 선배들의 조언 그리고 학교에서 배운 지식도 존재하지만 결정적일 때는 직감이나 운에 기초한다. 그러나 결국 당신은 원하는 목적지에 도달했고, 거기 서서 보면 이상적인 루트가 어디인지 훤히 보인다. 바다에서 지금까지 어떤 길로 오는 게 최선이었을지 보이고, 이제는 그게 '나만의 정식 루트'가 된다. 바다를 좋아하는 친구에게 그 항해 루트를 설명할 때 당신은 마치 처음부터 그 루트를 따라갔던 양 이야기할 수 있다. 이제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당신은 판단이 훌륭해서 그 루트를 골랐었노라고 선언하게다.

 

<출처:pexels>

 

 이게 과연 허풍일까? 그렇다고 이야기 할수도 있고, 아니기도 하다. 항해 과정에서 결국 당신은 최적의 루트를 다 가보았을 수도 있다. 목적지까지 찾아갈 수 있는 길이 있고, 당신이 처음 항해를 시도할 때는 그 길을 확신하지 못했다는 데까지는 사실일 것이다. 그리고 당신이 설명하는 확신하지 못했다는 데까지는 사실이다. 그 점에서 당신의 항해를 완벽히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한 가지 점에서 당신의 이야기는 불확실하게 된다. 당신이 목적지까지 나아간 과정을 완전히 잘못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당신의 설명은 합리적 의사결정과 최적화, 순차적 논리에 과도한 찬사를 보내고 싶어 한다. 그 찬사는 실제로는 시행착오와 훌륭한 직감과 운의 받춰져야 얻을 수 있는 데 말이다.

 

<출처:pexels>

 

 지금도 거리에 나가보면 비싼 차를 타는 사람들과 비싼 아파트에서 나오는 사람들, 신문과 티비에 나오는 성공한 사업가들에 대해 생각이 드는 것이 그들의 판단도 과연 처음부터 옳기만 했을까? 운은 얼마나 그들과 함께 했을까? 하는 생각에 빠지게 된다. 저들의  삶 속에서도 똑같은 종류의 '선택적 편집'을 사용해서 그들의 성공 과정을 설명할 수 있다. 티브이와 신문 정보들은 그들의 성공과 관련이 있는 정보만을 언급한다. 안생에서도 마지막에 성공만 한다면 한두 번 옆길로 새는 것도 허용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보람 없이 이리저리 도전을 하고 다니느라 장시간 헛걸음을 하고 시간을 보낸 세월은 누구도 인정해주지 않는다.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이 언젠가 말했던 것처럼

 

 

"드라마란 현실에서 지루한 부분을 잘라낸 것에 불과하다."는 말, 과연 드라마만 그렇게 비추어 질까?

 

 

 우리는 성공과 의미있는 삶을 위해 끊임없이 과거를 고쳐 쓰면서 중요하지 않은 부분들은 기억하지 않고 운과 무작위적인 도전은 실패의 흔적으로 대체한다. 한 예로 내 친구는 언젠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하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가 아버지가 원하고 집과도 가까워서라고 했다. 그 친구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 개업을 했다는 사실을 잊어버린 것이다. 마치 처음부터 줄곧 우리의 도전이 합리적이었던 것처럼 매번 사후 합리화된 설명을 발표한다는 걸 알고 있다.

 

<출처:pexels>

 

운과 때가 우리와 함께 한다고 생각하지 못한 체 말이다.
그래서 말하고 싶다. 여기 까지 오느라 감사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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