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완-에세이(소근소근)

플라시보, 그리고 변화의 묘약

by 골디오션스토리 2021. 5. 25.
728x90
반응형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바꾸려면 여러 가지 방법 중 간접 접근법을 사용하는 게  필요하다는 얘기를 들은 적 있다. '나 자신'의 행동을 바꾸는 데도 비슷한 접근법이 필요할 수 있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 오늘은 변화와 플라시보 효과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플라시보 placebo(가짜약)는 독도 약도 아닌, 약리학적으로 비활성인 녹말 ·우유 ·증류수, 생리적 식염수 등을 약으로 속여 환자에게 주어 유익한 작용을 나타낸 경우에 플라세보 효과가 나타났다고 한다. 항생제가 나오기 전에는 민간요법으로 어떤 행위를 하면 병이 빨리 나아진다 하여 주술적인 행위도 같은 맥락인 것이다. 그때는 낳기를 간절히 바라던 마음에 주술사가 처방한 그 어떤 약의 가치 못지않게 중요하고 효과도 대단했다고 할 수 있다.

 민간요법 같은 플라시보 치료법은 과연 과학적일까?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고 한다. 도움이 될까? 하고 묻는다면 가끔 큰 도움이 된다. 민간요법 중 일부 행위는 직접적인 의학적 효엄은 전혀 없다. 하지만 일부의 경우 우리의 심리에 미치는 영향은 의학적 효과만큼이나 강력할 수도 있다. 해당 증상이 만성 통증에 우울증처럼 생리학적이기보다는 정신과 심리의 문제일 때는 더욱 강력하게 작용하니 말이다.

 

 오늘 내가 하려는 이야기는 이것이다. 논리적 메커니즘으로 이해되지 않는다고 해서 그리고 검증되지 않았다고 해서 받아들이기를 주저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 현재의 과학으로 다 풀지 못한 비밀도 아직 많지 않은가. 그리고 이해되지 않는다고 해서 이해하거나 받아들이기를 꺼려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한다. 사실, 우리는 100년 동안 아스피린의 원리를 눈곱만큼도 이해하지 못하면서 아스피린으로 통증을 완화해 왔다. 지금도 나의 어른 세대는 아스피린을 만병통치약으로 알고 계신다. 스래서 아스피린이 용의 비늘로 만들어졌다고 믿었다면 바보 같은 생각이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스피린의 효과나 효능이 조금이라도 줄지는 않은 것을 모두 안다. 


 우리 신체의 면역 체계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보다 훨씬 더 더러운 환경, 즉 불결한 환경에도 견딜 수 있게 되어 있다. 나의 조부모님 세대는 일제 식민지 시대와 6.25 한국 전쟁의 식량난과 이후 오랜 한국 경제개발 기간을 견디셨다.  그리고 내 아버지는 아직도 먹지 않은 음식을 쉽게 내다 버리지 못하신다. 냉장고의 음식이 썩어서 엉망진창이 되어도 버리는 일이 쉽지 않다고 말하신다. 버리는 것에 대한 아버지의 태도는 가장 힘든 시기에 맞춰져 있어서 그러하다.

 인간의 면역체계도 오랫동안 혹독한 환경에서 살아남도록 설계되어 있다고 한다. 신체의 면역반응 때문에 굶어 죽거나 얼어 죽거나 움직이지 못하게 될 위험이 늘 있었기 때문에 적응하고 살아남기 위해 애썼다. 현대인의 일상에서 경험하는 것과 양호한 환경에 맞게 우리의 면역 반응을 재조정하려면 약간의 조작질을 활용하는 게 필요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항생제가 발명되기 전 주술사가 하던 일이 믿음을 고취시키고 불경한 일을 몰아낸다고 했을 것이다. 용기의 단어나 주술에 등장하는 생물이나 신의 힘으로 환자의 기운을 북돋워주고, 몸에 약품이나 행위를 하는 등 별 효과 없는 약도 좀 처방했을 것이다. 효험이 없어도 환자의 몸이 '용기 모드'로 들어갈 수 있게 낙관적인 착각과 이겨낸다는 환상을 심기에는 충분했을 것이다.

 내게 블라시보에 대해 알려준 작가는 면역체계를 분석한 것뿐만 아니라 의식적인 행위를 통제할 수는 없지만 잘 달래서 , 혹은 용기를 만들어서 신체 상태나 감정의 상태를 통제하고 우회적 방법을 활용이 가능하다고 믿었다. 작가가 언급했던 것이 바로 '용기 플라시보'로, 의식적으로 의지만 있다면 당장 달성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높은 수준의 용기를 내기 위해 기획된 효과인 것이다.

 용기란 사람에게는 무엇인가를 해내겠다고 결심한 상태가 이다. 즉 수동적인 상태가 아니라 자동적인 상태인 것이다. 시험을 두려워하는 누군가에게 "용기를 내"라고 응원할 수는 있겠지만 솔직히 말해 우리가 용기가 난 상태를 만들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많이 있지 않다. 우리가 '사랑하기로 결심'할 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그래서 내게 플라시오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가의 설명에 따르면 군대에서 사용하는 많은 물건이나 관행들은 사실상 용기 플라시보일지 모른다고 한다. 용기와 의지를 북돋을 수 있게 계획된 환경적 자극들인 것이다.

 고백할 때와 마찬가지로 용기를 만들어낼 때 관건은 용기라는 감정 상태를 끌어내기에 운명적인 환경을 의식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고백을 준비할 때는 멋진 장소와 어두운 조명, 조용한 분위기 등이 분위기를 만들어 갈 수 있다. 용기의 경우에는 기합, 찬물세수, 음주, 유니폼, 등이 필요할지 모른다. 고백 시나리오를 머릿속으로 생각하면서 , 스스로를 '승리자'라고 생각하고, 자신 있는 발걸음으로 행진하고, 멋진 옷을 입고, 할 수 있다고 되뇐다. 이런 것들이 용기 없는 사람들을 위해 어쩌면 궁극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착각을 키워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가끔은 기적도 일어나는 법이다.

 플라시보 효과는 처음에 너무 터무니없어 보이는 행동으로 이해하게 된다. 이 효과를 한번 경험하고 나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아서 사람들의 행동을 전혀 다른 시각에서 보게 될 때도 있다. 그중에 정말로 이상한 부분은 우리가 '나 자신에게' 신호를 보내기 위해 상당한 양의 시간과 돈을 쓴다는 점이다. 우리가 하는 많은 행동은 결국, 나에 관한 무언가를 타인에게 광고,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나를 알리고 변화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는 이런 행동들을 '셀프 플라시보'라고 부르며 이 개념을 한번 이해하고 나면 마음먹기에 따라 우리 삶은 많은 부분을 바꿀 수 있으며 나 자신을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마음먹고 용기를 내면 못 이룰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오늘은 플라시보 효과에 대해 알아보았다. 당신에게는 어떤 드라마틱한 변화가 필요한가 마법의 묘약 또한 이미 우리 손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우리는 할 수 있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