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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완-에세이(소근소근)

메뉴와 짬뽕

by 골디오션스토리 2021.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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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pexels>

음식점에 가면 우리는 가장 먼저 메뉴판을 본다. 메뉴에 적힌 설명을 통해 요리에 대해 맛에 대해 상상하게 된다. 특정 레스토랑은 손님들에게 메뉴판을 주지 않는 곳도 있다. 고급 레스토랑은 '블라인드 메뉴'를 내놓는 추세이다. 

하지만 예전16세기에는 라틴어를 섞은 메뉴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다.

 

[Flaming Coffe Diablo, Prepared en Vue of Guest]
손님이 보는 앞에서 내린 불타는 악마의 커피

 

값비싼 레스토랑에서 메뉴에 나오는 단어는 저렴한 레스토랑 메뉴의 단어보다 평균적으로 절반쯤 더 길다. 이유는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은 지식으로 더 많은 수식어를 쓰는 사람들의 기호에 의해 메뉴도 구성되기 때문이다.

음식유형과 레스토랑의 요리분야와 각 레스토랑의 음식값, 그리고 레스토랑이 위치한 동네를 통계적으로 처리하면, 요리를 설명하는 데 긴 단어를 쓸수록 음식값을 더 높이 매긴다는 사실이다. 글자가 늘어나면 날수록 음식값이 비싸진다는 특별한 분석이다.

<출처:pexels>

나는 짬뽕을 좋아한다. 정확히 말하면 짬뽕이 먹고 싶은 날이나, 시간, 때가 있다. 비를 맞으면 더 낡아 보이는 배달통에 실려서 배달되는 짬뽕은 그날 하루를 자세하게 설명할 수 있게 된다. 내게 짬뽕의 의미는 그러하다. 중국집이 대중화되고 과잉공급으로 인해서 맛은 하향평준화가 된다지만, 어느 중국집을 가도 요리사의 스페셜 요리는 꼭 하나가 존제한다. 단지 오늘 내가 배달을 시킨 집의 베스트 음식이 짜장면이 아니기를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 

 

예비군 훈련소를 친구들과 함께 다녀올때의 일이다. 친구들과 짬뽕 내기 사격을 하였다. 내가 만발 + 과녁에 가장 가까이 맞추어서 우승을 하였다. 우승자는 짬뽕 곱빼기를 먹는다. 내게는 특별한 능력이 있는데 뜨거운 면을 시원한 면보다 더욱 빨리 먹는 것이다. 특별한 능력이라기보다 뜨거운 면을 먹는 것을 즐기는 것과 뜨거운 것을 다른 사람보다 조금 더 잘 먹는 것뿐인데 이런 능력도 특기랍시고 친구들은 부러워한다. 그때는 뭐든지 부러울 때인가 보다.

<출처:pexels>

짬뽕은 국물맛이 90% 아니 전부다. 짬뽕국물에 해물을 넣어주니 국물 맛도 해물맛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짬뽕국물 맛의 기본은 고기 육수다. 정말 중요한 부분이다. 요즘은 향신료~ '치킨스톡'을 이용하는 집이 많다. 우리 동내에 전국구 단위의 대회에서 우승한 짬뽕집이 있다. 우승 전에는 짬뽕을 먹으려면 20분 기다렸는데, 우승을 하고 나서부터는 1시간씩 기다린다. 말 그대로 인산인해이다. 그런데 우승 이후 2번 이상 방문하지 않았다.

 

손님이 너무 많아져서 그런지 음식맛이 변하였다. 그래서 두 번 다시 방문하지 않았다. 요즘 그 집의 짬뽕을 먹는 사람들은 우승자의 맛이라면 맛있게 먹고 간다고 이야기한다. 예전 전성기 때의 맛을 아는 나로서는 그런 사람들이 안타깝다. 진짜를 맛보지 못했으니 말이다. 

주말에는 비가 온다고 한다. 비와 함께 짬뽕~~ 갑자기 소주도 함께 하고 싶다. 

<출처: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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